어느 노모의 푸념

생활

 

아이의 옷을 사기 위해 시흥동에 있는 더스타일 상설할인매장에 갔다.

아이는 본인의 옷을 사기 위해 왔는데도 남자아이라서 그런지 옷에는

관심이 없고 차에서 내리자마자 먹는 타령만 한다.

신랑은 아이 입을 막기위해 무얼 좀 먹이자고 한다.

그래서 찾아보니 더스타일 상설할인매장들만 즐비하고 먹거리는

아무데도 없고 카페만 하나 있었다.

카페지만 매장에서 일하는 직원들을 위한 오뎅도 보였고,

시골에 아시는 분이 계시는지 늙은 호박이랑 콩등이 눈에 띄었다.

아들은 핫도그를 먹는다고 해서 핫도그를 시켜놓고 테이블에 앉아있는데

아들이 유리벽에 붙어있는 무언가를 열심히 보더니 '엄마 읽어보세요'한다.

신랑도 재미있게 읽어본다.

읽어보니 나의 미래의 모습이 현재 우리 부모님의 마음을 써 놓은 글이었다.

정말 백배 공감하기에 여기에 옮기게 되었다.

 

 

자아~ 여보시오

돈 있다 위세치 말고 공부 많이 했다고 잘난 척 하지 말고

건강하다고 자랑치 말며 명예가 있어도 뽐내기 마소

 

다~ 소용없더이다.

나이 들고 병 들어 누우니 잘난 자나 못난 자나 너나 없이

남의 손 빌려 하루를 살더이다.

그래도 살아있어 남의 손에 끼니를 이어가며

똥, 오줌 남의 손에 맡겨야 하는구려

 

당당하던 그 기세 그 모습이 허망하고 허망하구려

피 한방울 섞이지 않은 형제 시구 아닌 바로 그 남이

어쩌면 이토록 고맙지 않소

웃는 얼굴로 따뜻한 미소 지으며 날 이렇게 잘도 돌봐 주더이다.

 

아들 낳으면 일촌이요 사춘기가 되니 남남이 되고

대학가면 사촌이 되고 군대가면 손님이요

군대 다녀오면 팔촌이더이다.

장가가면 사돈되고 애 낳으면 내 나라 동포요

이민가니 해외 동포 되더이다.

 

딸 둘에 아들 하나면 금메달이고

딸만 둘이면 은메달인데 딸하나 아들 하나면 동메달이 되고

아들 둘이면 목메달이라 하더이다.

 

장가간 아들은 희미한 옛 그림자되고

며느리는 가까이 하기엔 너무 먼 당신이요

딸은 모두 출가 시켜놓으니

아들은 큰 도둑이요 며느리는 좀도둑이요

딸은 예쁜 도둑이더이다.

 

그리고 며느리를 딸로 착각치 말고 사위를 아들로 착각하는 일 마시오

 

인생 다 끝나가는 이 노모의 푸념이 한스러울 뿐이구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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