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의 용돈기입장을 만들어 주려고 작년에 쓰던 아들의 공책들을 골라봤다.
1년을 쓴다고 쓴 공책들이 거의 앞 부분만 조금 쓰다말기 때문이다.
쓰던 공책들을 휘리릭 훑어보다가 앞에 대여섯장만 쓴 국어노트를 발견했다.
그래서 쓴 부분은 뜯어냈다.
뜯어내다보니 아들이 쓴 시가 나왔다.
보자마자 난 눈물이 날 정도로 웃어버렸다.
난 전업주부라서 집에만 있다.
집에만 있는 주부이지만 난 거의 외출을 하지 않고 정말 집에만 있는다.
아파트에 성당사람들 몇 분과 집근처에 친구가 2명 있지만 몇 달에 한 번 볼까말까일 정도로
집안에만 있는다.
하지만 가끔 알바자리가 나오면 한다.
가끔 하는 알바 중에서 작년에 집 뒤에 있는 음식점에서 두달 정도 알바를 했을 때 썼던 것 같다.
처음에는 그냥 아이가 쓴 시가 너무 웃겨서 웃기만 했는데
아들은 엄마가 알바가고 없는 집이 싫었던 것 같다.
싫었던 것 뿐만 아니라 걱정 까지 했던 것 같다.
그래서 아들에게 물어봤다.
엄마 없으면 엄마가 걱정되냐고,,, 아들은 "네" 그런다,
아들이 나를 걱정해주고 기다려 준다니까 내 안에서는
'그래서 부모들이 자식 때문에 산다'고 했나보다 라는 생각이 들면서 듬직한 아들을 보면서
혼자 가슴 가득 뿌듯함을 느꼈다.
나는 늘 집에 있으니 언제나 신랑을 기다리고 아들을 기다리는 입장이었다.
기다리면서 밤에 술 먹고 늦게 들어오는 신랑을 걱정했고
학교가 끝나서 집에 돌아올 시간이 지났는데 오지 않는 아들을 걱정했었다.
그런데 내가 외출을 했을때 아들이나 신랑이 기다리며 걱정을 한다는 생각은 해보지 않았다.
내가 외출할 때는 늘 신랑이나 아들과 함께였기에,
그리고 가끔 아주 가끔 친구나 지인들을 만났을 때는 그리 길지 않은 시간을 만나고 오기 때문에 걱정은 생각도 못했다.
아들이 쓴 시 한 편은 내게는 내 삶에 가득 사랑을 불어 넣어줬다.
이렇게 사랑하는 사람이 곁에 있으면 어느 누구도 자살이라는 힘든 결정을 하지 못하리라는 생각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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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하루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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